
"우리도 안 져!" 충북 옥천군이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지역으로 선정되자, 인근 지자체들이 앞다퉈 자체 민생지원금 지급에 나섰습니다. 보은 60만 원, 괴산·영동 50만 원...
200억 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하는 이 '지원금 전쟁'은 지역 살리기 자구책일까요, 아니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표심 공략일까요?
1. 시작은 옥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지역 선정
극적인 반전 스토리
2024년 10월 20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지역 7곳에 충북은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1차 심사를 통과한 옥천군마저 최종 탈락하면서 '충북 홀대론'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그러나 12월 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관련 예산 637억 원을 추가 반영하면서 상황이 역전됩니다. 옥천군은 전북 장수군, 전남 곡성군과 함께 추가 선정되었고, 총 10개 시범지역이 확정되었습니다.
옥천 기본소득의 내용
지급 기간: 2026~2027년 2년간
지급 금액: 월 15만 원 (4인 가구 기준 총 1,440만 원)
지급 방식: 지역사랑상품권(향수OK카드)
대상: 30일 이상 거주한 모든 주민 (영주권자, 실거주 외국인 포함)
총 예산: 약 1,800억 원 (국비 40%, 도비 30%, 군비 30%)
즉각적인 효과: 전입 폭증
12월 3일 발표 후 사흘간 전입자가 232명에 달했습니다. 이는 2024년 12월 하루 평균 전입자(8.4명)의 약 10배 수준입니다.
- 12월 3일: 79명
- 12월 4일: 85명
- 12월 5일: 68명
11월까지 매월 인구가 감소하던 옥천군은 12월 첫 주에만 294명이 증가하며 '인구 유치 효과'를 입증했습니다.
2. 괴산군: 첫 대응, 50만 원 지급 발표
발표 시점과 배경
옥천군 선정 발표 5일 후인 12월 8일, 괴산군(송인헌 군수, 국민의힘)이 가장 먼저 대응책을 내놓았습니다.
송인헌 군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시행 이후 되살아난 소비심리를 연장하여 지역 내 소비를 활성화시킬 것"이라며 "정부의 농어촌 기본소득 탈락에 따른 군민들의 상실감을 위로하고 지역 경제 활력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원 내용
지급 금액: 1인당 50만 원
총 예산: 180억 4,300만 원
지급 방식: 괴산사랑카드 (지역상품권)
대상: 2025년 12월 31일 기준 주민등록 거주자 약 3만 5,800명 (결혼이민자·영주권자 포함)
신청 기간: 2026년 1월 19일~2월 27일
사용 기한: 2026년 5월 31일
사용처: 연 매출액 제한 없이 모든 괴산사랑상품권 가맹점
법적 근거
괴산군은 2024년 10월 '괴산군 민생경제 활성화 지원 조례'를 제정·공포하며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3. 보은군: 최고액 60만 원, 2회 분할 지급
박탈감 해소가 목표
12월 10일, 최재형 보은군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생지원금 지급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최 군수는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현상으로 민생이 어려운데, 보은군은 기본소득 시범지역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박탈감과 상실감까지 겹쳐 더 고통스럽다"며 지급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지원 내용
지급 금액: 1인당 총 60만 원 (30만 원씩 2회)
총 예산: 약 188억 원 (전액 군비)
대상: 약 3만 1,440명 (11월 말 기준 주민등록인구 3만 229명 + 등록외국인 1,241명)
지급 시기:
- 1차: 설 명절 전후
- 2차: 5월 가정의 달
지급 방식: 보은카드 또는 선불카드
사용 기한: 2026년 9월 30일
재원: 통합재정안정화기금 960억 원 활용
위장전입 방지
보은군은 지급일 기준 주소지를 기준으로 하여 위장전입을 방지할 계획입니다.
4. 영동군: 50만 원 추진, 조례 입법예고
법제화 먼저
12월 12일, 영동군은 '민생경제활성화 지원 조례' 입법예고를 통해 제도적 기반부터 마련하고 있습니다.
지원 내용
지급 금액: 1인당 50만 원
총 예산: 약 215억 원
대상: 2026년 1월 1일 기준 군민 (외국인 포함)
지급 방식: 선불카드
사용 기한: 2026년 6월 30일
사용처: 연 매출액 30억 원 이하 소상공인, 하나로마트
추진 일정: 상반기 중 지급 예정
5. 제천·단양: 20만 원 검토 중
인구소멸 위험지역인 제천시와 단양군도 각각 20만 원 지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충북 전체 기초지자체로 민생지원금 경쟁이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6. 도미노 현상의 배경 분석
인구 유출 우려
옥천군의 전입자 폭증을 목격한 인근 지자체들은 자기 지역 주민이 옥천으로 이동할 것을 우려했습니다.
한 지역 정치인은 "옥천군의 인구 증가는 인근 지역 인구 감소를 의미한다"며 "지자체 간 주민 쟁탈전이 시작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형평성 문제
같은 인구소멸 위험지역인데 옥천만 매월 15만 원을 받는 상황에 대한 주민 불만이 컸습니다.
보은군 주민 A씨는 "옥천이랑 뭐가 다른데 우리는 못 받냐"며 "군청 앞에서 시위라도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소비쿠폰의 긍정적 효과
2024년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옥천군의 소비쿠폰 신청률은 99.6%로 충북 1위를 기록했고,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액도 도내 1위(군비 65억 원 투입)였습니다.
7. 찬반 양론: 지역 살리기 vs 선심성 포퓰리즘
찬성 입장: 지역 살리기 필수
경제 활성화 효과
- 지역화폐로 지급하여 역외 소비 차단
- 소상공인 매출 증대
- 일자리 유지 및 창출
인구 유치
- 옥천군 사례처럼 즉각적인 전입 효과
- 젊은 층 유입 기대
- 지역 활력 회복
주민 생활 안정
-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시대 실질적 도움
- 박탈감 해소
- 소비 진작
반대 입장: 재정 부담과 선심성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의 비판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정책 일관성이 없고, 지방선거 표심 공략을 위한 선심성 정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재정 건전성 우려
충북 기초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10% 미만입니다. 200억 원 가까운 예산을 일시에 지출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재정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 괴산군: 180억 원
- 보은군: 188억 원
- 영동군: 215억 원
국민의힘 내부 갈등
흥미롭게도 괴산군수(송인헌)와 보은군수(최재형)는 모두 국민의힘 소속입니다. 그러나 2024년 7월 청주·충주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이재명 정부의 민생지원금 정책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하며 반대한 바 있습니다.
이들은 당시 "국가 재정을 소모품처럼 낭비하는 선심성 대상으로 전락시켜서는 안 된다"며 "민생지원금을 받으면 전액 지역 취약계층에 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8. 재원 마련 방법
전액 자체 재원
모든 지자체가 국비나 도비 지원 없이 전액 군비로 충당합니다.
활용 가능한 재원:
-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보은군 960억 원 확보)
- 기존 사업 구조조정 (옥천군 방침)
- 예비비 활용
옥천군의 사례
옥천군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확정 시 예산확보 계획(안)'에서 모든 부서의 기존 사업을 제로베이스에서 전면 재검토하고, 유사·중복·관행 사업을 과감히 정비하는 방식으로 군비 약 265억 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9. 정치적 함의: 2026년 지방선거
타이밍의 의미
민생지원금 지급이 2026년 상반기에 집중되는 것은 6월 지방선거를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지급 시기:
- 괴산: 2월까지 신청, 익일 지급
- 보은: 설 명절, 5월 가정의 달
- 영동: 상반기 중
현직 효과
현직 단체장들이 임기 내 가시적 성과를 남기고 재선에 도전할 경우, 민생지원금은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송인헌 괴산군수와 최재형 보은군수는 모두 1선으로, 2026년 재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10. 전문가 의견
긍정적 평가
지역 정치인 B씨는 "정부의 민생회복소비쿠폰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소멸 위기에 놓인 지자체가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우려의 목소리
다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행정이라는 비판도 받을 수 있으므로, 정책의 지속성과 투명성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지역 관계자 C씨는 "단발성 지원으로 끝나면 오히려 재정만 악화되고 주민 기대만 높여 부작용이 클 수 있다"며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 생태계 구축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11. 수혜자 관점: 어떻게 받을 수 있나?
기본 자격
공통 요건:
- 각 지자체가 정한 기준일에 주민등록
- 실거주 확인 (위장전입 제외)
- 결혼이민자, 영주권자 포함
- 일부 지자체는 등록외국인도 포함
신청 방법
괴산군:
- 신청: 2026년 1월 19일~2월 27일
- 장소: 주소지 읍면 주민센터 방문
- 지급: 신청 익일 괴산사랑카드 입금
보은군:
- 신청: 별도 공지 예정
- 지급: 설 명절, 5월 가정의 달 2회 분할
- 방식: 선불카드
영동군:
- 신청: 상반기 중 공지 예정
- 방식: 선불카드
유의사항
-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상세 공지 확인 필수
- 미성년자는 세대주가 대리 신청
- 사용 기한 내 미사용 시 소멸
- 지역 가맹점에서만 사용 가능
12. 향후 전망
확산 가능성
제천시와 단양군도 20만 원 지급을 검토 중이며, 청주시와 충주시 등 시 단위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타 지역 영향
전국적으로 인구소멸 위험지역 69개 군이 충북 사례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농어촌 기본소득에서 탈락한 지역들이 유사한 자체 지원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속 가능성 과제
단기적 효과는 명확하지만:
-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
- 정책 지속성 부족
- 근본적 지역 소멸 대응 부족
장기적 관점 필요:
- 일자리 창출
- 교육·문화 인프라 구축
- 청년층 정착 지원
- 산업 육성
결론: 균형잡힌 시각이 필요
충북의 민생지원금 도미노는 농어촌 소멸 위기에 대한 지자체의 절박한 대응이자, 정치적 계산이 얽힌 복합적 현상입니다.
긍정적 측면:
- ✅ 즉각적인 경제 활성화 효과
- ✅ 주민 생활 안정 지원
- ✅ 인구 유출 방지 노력
- ✅ 지역화폐를 통한 역내 소비 촉진
우려되는 측면:
- ⚠️ 재정 건전성 악화 가능성
- ⚠️ 지방선거 표심 공략 의혹
- ⚠️ 정책 지속성 부족
- ⚠️ 근본적 해결책 아님
필요한 접근:
- 📊 단기 지원 + 장기 전략 병행
- 💰 재정 건전성 확보
- 🔍 투명한 집행과 평가
- 🤝 지역 간 협력 모델 개발
옥천군의 기본소득 선정이 촉발한 이번 민생지원금 경쟁은, 지방 소멸이라는 위기 앞에서 지자체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단발성 지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 모델을 만들어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참고: 이 글은 2024년 12월 13일 기준 공개된 보도 자료와 각 지자체 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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